청년 시절 군필 후 복학 당시 여전히 회의에 빠져 지낼 때 만난 몇 명의 지체들이 떠오른다. 나 하나를 돌이키기 위한 하나님의 열심이 그들을 통해 표현되었음을 이제는 안다. 그 중의 후배 하나는 그때 하나님 품에 먼저 안기었고, 한 친구는 신학 교수로, 한 친구는 전임 사역자로 열심히 살고 있다. 복음에 대한 호기심과 부정적 시각이 뒤섞인 마음은 그들을 향한 억지와 곤란한 행동을 통해 그들의 반응을 관찰하고 살폈다. 주변의 일상적인 친구들과는 다른 그들의 반응과 모습은 가히 나에게 충격적이기도 했다. 살아오면서 삶의 위기나 필요에 따라 하나님은 적절하게 당신의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셨고, 지금도 그 은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친구로, 형제로, 동역자로 지내온 친구 중 하나가 힘든 상황에 있다. 아내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지 능력 저하와 우울, 불안 그리고 혼자 할 수 있는 활동의 영역이 좁아져 늘 곁에 있어야 하고, 어제 봤던 친구의 모습은 여전히 씩씩했지만, 당뇨로 인해 살이 많이 빠져 있었고, 평생 자기를 지켜준 아내를 돌보는 것이 자기에게 주어진 마지막 사역이라고 말하는 친구를 보며 맘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대학 시절 눈을 지그시 감고 기타를 치며 읊조리듯 찬양하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 믿음 안에서 이런 몇 십년지기 친구가 있음은 은혜이고 감사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아주 힘들다. 그가 지치지 않고 하나님의 승리와 영광을 볼 수 있도록 하나님 앞에서 여러 형제자매의 중보를 구합니다.